아들의 친구가 있다,
아버지와 단둘이서 햇빛도 없는 구석진 곳에서 살고 있는 아이,
갑자기 며칠 전 저녁 늦은 시간에 전화가 왔다,
집에 돌아와 보니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며, 아이는 당황한 어조로
빨리 와주었으면 하는 목소리로 울먹였다,
119부터 불러라!
네 불렀는데 아직 안 왔어요!!
내가 갈 테니까 놀라지 말고 침착해라.....
수화기를 내려놓자 마자 아들과 아무런 말이 필요없었다 그냥 달렸다,
날씨는 매섭게 낯 바닥을 때렸고, 굵은 눈은 앞을 가리며 내리고 있었다.
도착했을 때 그 아이의 집 앞에는 구급차가 와 있었다
아이는 구급요원과 서있다가 나를 보자 와락 달려들어 울음을 터뜨렸다.
어찌할꼬!! 주여!! 이아이를.....
아들은 친구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며 서 있었고, 정말 어떻게 하나
하늘이 노랗게 보였다,
그 날은 우리 아들과 그 아이의 고등학교 합격 발표 날이었다,
아이는 당뇨병으로 아파 누워계신 아버지께 합격통지문을 보여드리곤 바로
기쁨마음으로 같은 학교에 입학하게 될 친구와 밖으로 나가 버린 것이다,
기쁨을 함께 나누고 집에 돌아와 보니 아버지는 아들의 방문을 뒤로 한채
비스듬히 누어 운명을 하신 것이었다.

그 아이와 난 인연이 깊다.
십 여 년 전에 그아이가 살고 있는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되었었다,
점심시간이 되어오면 내가 사는 아파트 옆 라인 2층 베란다에 서너살 된
아이가 악을 쓰며 우는 것이다, 두 서너 시간을 울다가 울음소리가 그치곤
했는데 그날은 아이가 그치지 않고 우는것이다, 도대체 어떤 엄마 길레 이렇게
하루도 빠짐없이 아이를 울리는 걸까 하고 아파트 문을 두드렸다 문은 열려
있고 해서 들어가 보았더니 서너 살 된 남자 아이가 얼굴은 눈물로 범벅이가
되어 울다 울다 지쳐서 앉아 있는 것이었다,
옆집에 사연을 물었더니 아이의 엄마는 집을 가출한 상태이고 시집 안간 고모가 그아이를 보살피며 직장엘 다니고 아버지는 막 일 하러 다니는데,
고모가 직장에서 점심시간에 잠깐 들어와 아이에게 밥을 먹이고 직장으로 가고
저녁이면 허둥지둥 들어와 아이를 돌보는데, 점심때 못들어 올때 아이는
베란다로 나와 그렇게 악을 쓰면 운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날 주민들의
신고로 아파트 부녀회장이 그집에 항의하러 갔다가 그런 사정이 있음을 알고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했다는 것이다, 그후로부터 그아이가 악을 쓰고 울면
어떤 날은 마음씨 좋은 아주머니가 그 아파트 문을 열고 들어가 아이를 데리고
밥도 먹이며, 놀아주곤 했다는 것이었다.
같은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그아이를 덥석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후로 가끔 아들과 함께 놀게 하며 돌봐 주면 그아이의 고모가 저녁에 와서
아이를 데리고 가곤 했었다.
그렇게 그 아파트에서 거의3년을 살다가 이사를 가게 되어 헤어지게 되었다.
그러면서 우리 아들이 중학교 2학년 올라 오던 해 인 것 같다.
아들이 친구 이야기를 하는것이다,
아빠랑 둘이 사는데, 아빠가 막노동해서 돈을 벌어 아이의 뒷바라지를 하는데,
한달이면 일하러 가시는 날보다 쉬는 날이 더 많아서, 아이는 학교가 끝나면
그대로 주유소로 아르바이트를 하기위해 달려 다닌다며, 반찬이 없어서 라면을
반찬삼아 먹고 사는 친구라면서 전도하려고 하는데, 시간이 없다며 핑계아닌
핑계를 대며 애를 먹인다는 것이다, 전에 살던 아파트 살았던 이야기를 하며
엄마가 도망가셨대요!! 하는것이다.
안타까운 마음에 집에 있는 김치를 한통 담아 아들과 그 집에 들러보니
이름도 얼굴도 키만 큰것 외에는 변함이 없는 얼굴 모습으로 그아이가 그곳에
있는것이었다.
아이는 그 아파트에서 계속 살다가 중학교 입학하던 해에 아버지랑 둘이서 이곳
으로 이사를 왔다고 했다, 그동안에 사정들은 물어 보지 않았다 그아이는 나를
기억조차 하지 못할것이고, 사는 모습에서 묻지 않아도 알 것 같았기에...
그 아이가 어느덧 고등학생으로 커 있었던 것이다 우리집에 놀러 오라하곤
돌아왔지만, 아이의 생활에서 또래 아이들과 어울려 놀수 있는 생활이 아님을
알기에 가끔 시간 나는대로 전화 통화로 안부묻는게 고작이었고,
아들의 입을 통해 아이의 소식만 들어야 했다,
그런데 이런일이 생긴것이다.
고모 소식을 물으니 모른다는 것이다, 아버지는 어머니가 집을 나가신 뒤로
술로만 사셨고, 고모는 시집 간 뒤로 가끔씩이나만 들렀는데 아버지가 술만
드시니까 보기 싫다고 발길을 끊으셨다며 전화번호도 모르고 있었다,
경찰에서는 아이를 붙들고 조사해야 한다며 새벽시간까지 붙들고 있고,
연고자도 없고 아들은 발을 동동구르며 어떻게 하느냐며 안타까워 하고,
난, 어찌해야 할지 몰라, 아들에게 친구들 모두 연락되는대로 불러 모으라고
했다, 이럴때는 뭉치는 것이 더 좋을듯 싶어서였다, 그런 다음 아이의 담임
선생님 전화번호 아는아이에게 전화를 하라고 했다,
담임 선생님은 아이의 집안 형편을 누구보다 잘 아실것 같았다,
적중했다! 담임선생님이 오시자 모든 일들이 잘 진행 되었다, 담임선생님의
수고로 아이의 고모에게도 연락이 취해졌다.
춥고 아득했던 밤이 지나고 장례식도 잘 마치었고, 이젠 덩그라니 그 아이만이
남겨졌다, 다행이도 아이가 착하고 반듯하게 자라서 인지,
고모가 같이 살자고 했고, 아르바이트 하던 주유소 사장님이 주유소 안에 있는
방에서 생활하면서 자신을 도와주면서 살자고 했다며 아들이 내게 진지하게
물었다, 어떻게 하면 좋겠어요? 하는 것이다
글쎄다 하나님께 기도하렴, 그러면 좋은 길로 인도 하실거야!
아이에게 뭐라 결단을 내려 주지 못하는 마음 그저 안쓰러울 뿐이다.
세상은 하도 험악하니까......
그래도 핏줄인 고모와 함께 사는것이 좋을 뜻 싶지만......
하나님께서 우리 아들의 기도를 들어 주실 줄 나는 확신한다.
왜냐하면 그 아들은 잠자기 전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10여분을 기도하는걸
난 알기 때문에.....
하나님 그런 아이들을 내 곁에 있게 하신걸 너무 너무 감사 드립니다.
시간마다 시시때때로 지혜주신것 도 감사하구요,
그 아이도 우리 아들과 똑같은 축복으로 양육하여 주실 줄로 믿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