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목욕 습관

참 오래된 친구가 있습니다.

전엔 꽤 자주 만났었는데

요즘은 그리 자주 만나지 못하는 편입니다.

우리는 만날 때 마다 자주 사우나에 같이 갑니다.

우리가 처음 사우나를 갈 때만 해도 서울 시내에 사우나가 몇 개 없을 때 였습니다.

오래전에 친구가 회원권이 생겼다고 같이 사우나에 가보자고 해서

처음으로 사우나에 가게 되었는데 

시설이 잘 되어있고 조용하고 서로 대화를 나누기에 너무 좋아

그때부터 사우나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같이 사우나를 하면서 보면

언제나 제가 일찍 나와서 10분 정도를 기다립니다.

저는 비누로 2~3번 정도 샤워를 하고 바로 나오는데

그 친구는 언제나 때를 밀고 나오기에 항상 제가 먼저 나와서 기다리게 됩니다.

하루는 친구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친구야 매번 때를 밀 때 마다 때가 나와?”

“그럼 .. 때가 나오니까 밀지...”

“얼마나 나와?  한 달이면 1mm정도 나와?”

“그것보다 훨 많이 나오지”

“내가 때 미는 거 봤어?”

“거의 못 봤어”

“음~~

그럼 한 달에 1mm 나온다고 치자

1년 이면 1cm 정도 되겠고 10년 이면 10cm정도 되겠네?

그럼 내 살에 10cm 정도 때를 달고 있어야 되는 거 아닌가?“

“글쎄~~

매번 때를 미는 내 살이나 때를 밀지 않는 네 살이나 별로 다르지 않네 ~~”

그 말을 한 이후부터 저는 기다리는 시간이 5분정도 줄어들긴 하였지만

그래도 그 친구는

때를 밀어야 하는 습관을 고치지 못하고

항상 저를 기다리게 합니다..

한성교회에 와서 차량 관리를 하면서

가끔 그 친구 생각이 납니다.

예배 시간이 10시, 12시 인데

꼭 10분 20분 30분 늦게 오는 성도들이 있습니다.

아주 풀 스피드를 내면서 신속히 교회 주차장으로 들어옵니다만

언제나 늦은 시간은 거의 동일합니다.

10시 20분에 오는 성도

10시 30분에 오는 성도

12시 20분에 오는 성도

12시 30분에 오는 성도 ....

거의 정해져 있습니다.

물론 여러 가지 사정이 있어서 늦을 수도 있습니다만 ...

늘 같은 시간에 정확하게 늦게 오는 성도를 보면서

때 미는 습관을 버리지 못 하는 친구 생각을 해 봅니다...